자사주가 부실불씨 키워…자금부담에 재무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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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올들어 주가안정과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을 크게 늘렸지만 부실기업의 경우 오히려 자사주 취득 자금조달이 부담이 돼 재무구조가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주가안정을 위해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상장사수는 모두 61건 2천6백67만주에 달해 지난해에 비해 주식수로는 81.1%가 급증했다.

그러나 조사대상 상장사 5백18개사중 자사주 취득 결과 주당 순이익이나 자기자본이익률 등 주요 재무관련 지표들이 더 나빠진 곳이 2백93개사나 됐다.

반면 재무구조가 개선된 회사는 91곳에 불과했다. 결국 경영권 방어를 위해 취득한 자사주가 자금부담을 불러 오히려 기업의 부실을 키운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부실기업의 경우 자사주 취득보다 보유중인 주식을 금융권 부채와 맞바꾸는 자금관리가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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