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여느때의 정상외교와는 다른 기대속에 6일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종래의 한.미 정상외교가 전통적인 우호와 안보관계를 강조하는 가운데 한국대통령의 정체성 (正體性) 을 부각하는 행사치레로 넘어간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 갖게 될 한.미 정상회담은 미국을 상대로 논의하고 협조를 구해야 할 문제들이 전에 없이 절실하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에서부터 한반도 긴장완화와 관련해 한동안 난조를 보였던 외교적 협력관계를 복원하는 등 급박한 문제들이다.
현재 우리 주변상황과 관련해 이들 문제를 풀어 나가는 데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金대통령이 이번 방미 (訪美) 를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하고 대북 (對北) 정책에서 두 나라의 공조체제를 더욱 확고히 다지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벅찬 과제이긴 하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국가적으로나 金대통령 개인으로나 매우 보람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개혁을 통한 문제해결 의지를 확고히 해 미국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우리를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한국의 경제개혁 의지를 분명히 알리고 비전을 제시해 국제사회로 하여금 한국의 개혁노력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
방미일정의 첫 기착지로 뉴욕을 선택해 미국경제인들을 상대로 한국의 개혁노력과 정책방향을 설명하기로 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나라 정상이 처음으로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기회라는 것도 관심거리다.
金대통령의 유연한 대북관 (對北觀) 과 미국정부의 정책이 상통하는 측면이 있어 한.미간에 종래와 같은 불협화음은 없을 것이란 대내외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이 당면문제에서 의견이 접근된 협조방안을 바탕으로 해야 21세기를 내다보는 한.미관계도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