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선거]청와대·각당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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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청와대는 6.4지방선거 결과를 "완승" 이라고 자평했다.

이강래 (李康來) 청와대정무수석은 "기존 단체장 분포와 비교하면 국민회의는 압승, 자민련은 현상유지, 한나라당은 완패했다" 고 말했다.

李수석은 "특히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여권이 압승한 게 중요하다" 며 "국민들이 힘을 실어줬다" 고 반겼다.

金대통령도 흡족함을 피력했다고 한다.

金대통령은 여권 관계자들에게 "수고했다" 고 치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는 텃밭인 호남권 외에 서울.경기의 승리가 확인되면서 축제분위기에 젖었다.

당직자들은 특히 당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친 경기지사 선거의 승리를 기뻐하며 "임창열 좋다" 를 연발했고, 당사엔 축하전화가 쇄도. 조세형총재권한대행은 "수도권 압승은 국난 극복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주려는 국민들의 뜻이 표출된 것" 이라며 "여권은 앞으로 경제부흥과 개혁 정책을 소신껏 추진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여권 단일후보인 한호선 자민련 후보의 패배가 굳어지면서 당내엔 "아깝다" 는 탄식과 함께 "결국 자민련의 욕심이 일을 그르쳤다" 는 원망이 상황실을 메웠다.

*…자민련은 잔뜩 기대했던 강원지사전에서 패배하자 낙담과 아쉬움의 탄식소리가 이어졌다.

박태준총재는 선거결과에 대해 "여야가 또다시 동서분할 구도로 나뉜 것은 지역감정을 극복하지 못한 대단히 불행한 일" 이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강원도 강원이지만 자신이 특히 전력투구했던 TK (대구.경북)에서의 완패도 충격을 준 듯했다.

일부에선 '강원도 문제' 에 비협조적이었던 국민회의측에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한편 후보선정.선거전략 등 본질적인 문제에서 '무능함' 을 드러낸 지도부에 대한 인책이 있어야 한다는 책임론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선거결과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선거결과가 '여권압승' 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 같았다.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당지도부는 개표초반 서둘러 상황실을 빠져나가는 등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일부 당직자들은 선거결과가 조속한 정계개편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김철 (金哲) 대변인은 선거윤곽이 드러난 오후10시30분쯤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결과와 당에 대한 반대여론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며 "우리당은 오늘의 역경을 딛고 국민의 정당이 될 것임을 약속한다" 고 밝혔다.

*…국민신당은 선거결과보다는 선거 후 정계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 이만섭 (李萬燮) 총재는 성명을 통해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철두철미한 지역패권선거가 재현된 부끄럽고 불행한 선거였다" 고 정치권을 성토한 뒤 "각당은 동서화합이라는 큰 틀을 위해 개편을 구상해야 할 것" 이라고 촉구했다.

전영기.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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