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후보들 자신 알리기 위한 아이디어 총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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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제발 저도 좀 봐주세요. " 4대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단체장이나 광역의원 그늘에 가린 기초의회 후보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각종 기발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대전시유성구의원에 출마한 전안원 (全安元.55) 후보는 운동원들과 함께 밀짚모자.모시 바지저고리 차림으로 황소가 끄는 우마차에 타고 "황소같은 힘으로 열심히 하겠다" 며 선거구를 구석구석 누비고 다닌다.

全후보가 지나는 곳마다 유권자들이 신기한 듯 눈길을 주는데다 소달구지를 처음 본 어린이 부대들이 졸졸 따라다녀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 全후보는 "선거구가 아파트 지역으로 주민들이 선거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 고민 끝에 우마차 유세에 착안했다" 며 "동네 사람들이 '짜증나는 선거판에 신선한 청량제' 라고 격려해줘 힘을 얻는다" 고 말했다.

강원도홍천군홍천읍 군의원에 출마한 원용철 (元龍哲.43) 후보는 지난 21일부터 지게를 메고 거리유세를 벌이고 있다.

元후보는 선거법상 차량에 스피커를 장착시키지 못하게 되자 지게에 스피커와 앰프를 싣고 홍천버스터미널과 아파트단지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는 전략을 택했다.

지게에 '주민을 등에 지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라고 쓴 소형 현수막을 내걸고 10여장 분량의 이동차트판과 지휘봉을 가지고 다니는 元후보는 지역현안과 공약에 대해 차트를 넘겨가며 '강의식 유세' 를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북제주군한림읍에서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양보윤 (梁寶允.42) 후보는 아내와 함께 모래를 실은 1t트럭을 타고 다니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평소에 자신이 끌고다니던 트럭을 동원함으로써 유권자들이 보다 쉽게 자신을 알아보기를 바라는 때문이다.

이석봉.고창범.박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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