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최두석 '머머리섬' 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여

감돌아 흐르다가

밀물에 밀려 다시 회돌아 흐르는 섬

한강과 임진강이 몸을 섞는

격정의 강물 위에 떠올라

서해로 가는 물결 하염없이 배웅하는

바위 틈새마다 소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길러 숲속에 온갖 산새 물새

알 품게 하는 뜻은 무엇인가

품 속에서 기른 온갖 산새 물새

해마다 남녘으로 북녘으로

날려보내는 의미는 무엇인가

- 최두석 '머머리섬' 중

그렇지. 한강 하류에 이르러 거기 임진강과 만나 한 물이 되는 복판에 머머리섬이 있지. 거기는 휴전선 비무장지대라서 그곳의 새들을 남과 북 어디로도 날아가도록 한다. 이를테면 분단의 모성 (母性) 이다. 최두석 (崔斗錫.42) 은 앞장보다 뒷전에서 겨레를 보고 있다.

고은 <시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