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대박' 기업은행, '외부엔 알리지 마라'

중앙일보

입력

기업은행이 이달 초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한도까지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6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 공기업이 직원들에게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한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17일 기업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경영에 대한 금융위의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S’ 등급을 받았으며 이에 따른 업적 성과급을 이달 초 지급했다. 기업은행은 S등급을 받은 공기업이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성과급 최고한도인 ‘월 기본급의 275%’를 적용해 성과급을 나눠줬다. 직원 1인당 평균 850만 원 정도가 지급됐으며, 성과급을 포함한 기업은행의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8964만7000원 정도로 추산된다.

기업은행은 성과급 지급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의 노조위원장도 5월 말 전체 노조원 5400명에게 보낸 e메일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외부에 알리지 않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은행의 한 직원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면서 나눠주는 성과급을 받는 게 상당히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평균 연봉은 2006년 7930만9000원에서 2007년 8484만3000원, 2008년 8563만4000원으로 늘었다. 이에 비해 같은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9266만6000원으로 전년(9296만 원)보다 29만4000원 줄었고,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평균 연봉이 8400만5000원으로 전년(8461만 원)보다 60만5000원 감소했다. 2004∼2008년의 연봉 상승률은 기업은행이 22.9%로 산업은행(15.7%) 수출입은행(9.5%)보다 높았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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