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간담회]"제2의 환란 없다"증시부양책 안쓰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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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증시부양 등 인위적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은 27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장관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주가하락과 일본 엔화약세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가용외환보유고가 충분해 제2의 외환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 이라 말하고 "현 상황에서는 구조조정을 당초 일정대로 차질없이 추진하는 것이 바로 금융시장 대책" 이라고 밝혔다.

李장관은 특히 주가하락과 관련, "노동시장이 안정되고 구조조정의 윤곽이 잡히면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 고 밝혀 별도의 증시부양책은 생각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엔화약세와 관련해선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어 현재 정부차원에서 다각적인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 밝혔다.

李장관은 또 "9월까지 금융부문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가을부터는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열린 청와대 회의에서 金대통령은 최근의 엔화약세와 관련, "일본이 아시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돼야 하는데 도리어 짐이 되고 있다" 며 "엔화약세는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편 엔화약세.주가급락 등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해외 한국물의 값이 뚝 떨어졌다. 27일 재경부에 따르면 26일 미국 뉴욕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된 10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가산금리는 미 재무부채권 (TB) 금리를 기준으로 4.40%까지 치솟았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22일의 4.15%에 비해 0.25%포인트 오른 것이며 지난달 외평채 발행 당시 가산금리 3.55%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거의 1.0%포인트에 육박한다.

고현곤.이상일.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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