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여 갈등 즐기는 한나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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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여여 (與與) 갈등' 부추기기에 한창이다. 한나라당은 24, 25일 이틀에 걸쳐 충청권을 중심으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 일고 있는 잡음을 거론했다.

공동정권 틈새 벌리기 차원의 공세다. 특히 자민련을 자극해 여권 내부를 뒤흔드는데 주력했다.

조순 (趙淳) 총재는 25일 "현 정권은 지방선거 후보 공천다툼 등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과 김종필 (金鍾泌) 씨의 싸움으로 결국 파탄을 맞게 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趙총재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공동정권이라고 하지만 갈수록 자민련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고 했다.

김철 (金哲) 대변인은 "자민련은 정서적 기반인 충청권에서마저 국민회의와 주적 (主敵) 관계에 있다" 며 "자민련은 공동정권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고도 꼬집었다. '자민련 들러리론' 까지 등장시켰다.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에서 서울.경기 대신 인천.강원을 차지하는데 그친 자민련은 "공동정권의 한 축이 아닌 들러리" (金대변인) 라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공세는 다른 기대도 곁들여 있다. 인천.충청.강원 등 자민련과 일전을 벌이는 지역에 대한 지원이다.

동시에 공동정권의 아킬레스건을 공격해 현 정부.여당의 실정 (失政) 을 부각시키는 측면도 크다.

장기적으론 자민련 흠집내기를 통해 정계개편에 대비한다는 분석도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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