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도 '인도네시아 불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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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임으로 마하티르 (72) 말레이시아 총리가 아시아 최장기 집권자가 됐다. 81년 집권한 이후 18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마하티르 총리는 95년 총선을 통해 5년임기의 네번째 연임에 성공, 이미 20년 장기집권을 보장받은 상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사태에 자극받은 야당 등 비판세력의 도전에 직면, 앞으로의 정치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야당과 정치 전문가들은 "수하르토가 물러남으로써 독재와 부정부패, 족벌체제 등 수하르토와 마하티르의 유사점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 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마하티르 총리는 최근 국영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장남 미즈란 (39) 의 선박회사를 구제, 연고주의에 따른 특혜라는 강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국제통화기금 (IMF)에 고개를 숙이느니 차라리 가난하게 살겠다" 는 등 연이은 돌출 발언으로 국제사회의 신임도 잃고 있다. 한편 리콴유 (李光耀) 싱가포르 전총리도 자신의 장남 리쉔룽 (46) 부총리를 자신의 후계자로 키워 부자세습을 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말레이시아 등의 상황이 인도네시아와는 다르다" 는 시각도 있지만 수하르토의 사임이 이들의 장기집권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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