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본지 조사]지하철 1호선 달리는 찜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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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낮 기온이 28.2도까지 올라간 20일 오후7시 서울지하철 1호선 동대문~신설동 구간.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연신 손부채질을 해대고 있다. 디지털 온도계에 나타난 객차안 온도는 무려 29.8도. 기상청 계측기구를 사용해 측정한 DI (Discomfort Index.불쾌지수) 는 77을 넘고 있었다.

DI 77이면 한국인 30~40%가 '불쾌한 감정' 을 느끼게 된다. 본지 취재팀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환경개발센터 (대표 李正典) 와 함께 20일 퇴근시간대인 오후6~8시^1호선 시청~청량리^2호선 신촌~동대문운동장^3호선 독립문~약수^4호선 서울역~한성대입구 등 각각 7개 구간에서 객차 내부온도와 DI를 측정했다.

그 결과 객차 내부온도는 1호선이 평균 28.6도, 2호선 24.4도, 3호선 25도, 4호선 24.3도로 1호선이 2~4호선보다 3.6~4.3도 높았다. DI 역시 1호선이 평균 76으로 2호선 72.5, 3호선 72, 4호선 71에 비해 3.5~5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1호선은 불쾌선" 임이 증명됐다.

1호선을 운영하는 철도청측은 개통이후 '찜통' 이라는 지적이 크자 86년부터 3년동안 객차의 선풍기를 에어컨으로 교체했으나 아직도 자동온도조절장치 없이 승무원의 판단에 따라 에어컨을 작동시키고 있다.

최재희.하재식.최민우 기자

〈cj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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