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대학강사 구직난 심화 방치땐 학문발전 요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학강사 구직난 심화 방치땐 학문발전 요원 강사가 대학교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IMF시대에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사료로 생활하고 있다.

이마저 대학이 진행하고 있는 '개혁' 덕분에 절반 이상 잘려나갈 형편이다.각 대학들이 교수채용이 아닌 현직교수들의 강의시간 확대로 강사를 줄임으로써 이제 대학교수들도 중.고교와 같이 강의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안된다.

아울러 대학강사들은 학문을 포기하거나 접어둔 채 다른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게 됐다. 이런 강사들의 방황은 강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금 대학강사들은 대부분 30대로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거나 학위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대학의 정상화가 한국의 미래를 결정한다면 이들은 현직 교수들의 뒤를 이어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사람들이다.

이들은 학계의 신진으로 성장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대학은 물론 학문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대부분의 강사들은 최소한의 생계비라도 보장된다면 얼마든지 학문을 계속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당국은 물론 그 누구도 강사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그래서 이 땅의 강사들은 실업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강사들이 오로지 생계를 위해 학문을 포기할 때 21세기를 맞는 한국이 세계 열강과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강판권 <계명대 강사.대구시북구태전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