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프랑스월드컵] 역경 이긴 스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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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천둥 속에서 피어난 꽃이 더 아름답다. 역경과 시련을 딛고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인간투혼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월드컵에서 우리는 역경을 극복한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

'나이지리아의 희망' 은완커 카누 (22) 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우승을 이끈 직후 심장판막증 판정을 받았다. 그해 11월 낯선 미국 땅에서 심장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질긴 병마도 결국 손을 들었다. 수술후 11개월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1m97㎝.80㎏의 좋은 체격인 카누는 투혼과 함께 동물적인 골감각이 가장 큰 밑천이다. 남아공의 신예 스트라이커 베네딕트 매카시 (21) 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송이 꽃을 피워낸 집념의 사나이다.

그는 갱들의 소굴인 케이프타운의 슬럼가에서 자랐다. 마약중독자가 들끓는 이곳에서 18년을 살면서도 타락에 빠지지 않았다.

지난 2월 아프리카선수권대회 나미비아전에서는 남아공 축구사상 최초의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클린스만과 함께 투톱을 이루는 올리버 비어호프 (29) 는 오랜 세월 무명의 설움을 겪고 일어선 독일의 간판 스트라이커. 그는 96년 중반까지도 대표팀에 끼지 못했다. 그러나 유디세네에서 뒤늦게 기량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독일은 96년 7월 부랴부랴 그를 대표로 뽑았다. 비어호프는 그해 유럽선수권대회 체코와의 결승때 후반에 투입돼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을 뽑아내며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굳혔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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