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황수관의 호기심 천국' 가려진 마술의 비밀 벗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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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누구나 마술무대의 뒤편을 보고싶어 한다. 같은 기술에 반복해서 속으면서도 그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무대뒤를 궁금해 한다. 그러나 그 비밀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는것이 마술사들의 불문율. 그렇게 마술의 신비는 수백년간 지속되어왔다.

그 오랜 비밀중 하나가 지난10일 SBS '황수관의 호기심 천국' 에서 드러났다. '공중부양마술 완전해부' 편에서 공중부양 마술중 무대뒤의 지게차가 여자를 떠받치고 있는 장면이 방영된 것이다.

이 날 방영된 장면은 지난해말 미국 폭스 TV에서 방영된 '마술의 비밀이 마침내 드러나다 Magic' s biggest secret finally revealed' 라는 2편의 프로그램중 일부. 이 프로에서 25가지 마술의 기법이 폭로되자 폭스사는 마술사들의 엄청난 항의에 시달렸으며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문제의 작품을 방영한 '황수관의 호기심 천국' 에도 마술사들의 항의가 몰렸다. '알렉산더 매직패밀리' 라는 마술팀을 이끌고 있는 김준오씨는 PC통신을 통해 "마술은 비법을 알면 재미가 사라지는 만큼 수많은 마술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 방송을 중단해 달라" 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황수관의…' 팀은 예고방송이 나간 상태인만큼 17일자 방영은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 "일반인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마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 이라는 게 제작진이 이 프로그램에 부여하는 의미다. 하지만 은밀한 비법이 모두 밝혀진 뒤에도 마술이 원래의 매력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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