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끝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공동정권의 한 축인 자민련 의원들의 태도는 특이했다. 질문내용만으로는 여당인지 야당인지 모호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은 환란 책임론에 사력을 다해 공방을 벌였으나 자민련측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양당이 김영삼.강경식.고건.임창열씨 등의 상세한 행적을 조사해 보충질문까지 하며 달려 들었으나 박신원 (朴信遠).김일주 (金日株) 의원 등 자민련 질문자들은 '야당의 무책임한 작태' 를 각각 한번씩 점잖게 꾸짖는게 전부였다. 전날 질문에선 한나라당보다 더 거세게 현 정부와 국민회의를 공격했었다.
이원범 (李元範) 의원은 "농림장관과 산업자원장관은 김대중대통령을 가장 망신스럽게 한 사람들" "장재식의원의 형을 한국전력 사장으로 앉힌 게 말이 되는 인사냐" 는 등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공격했다. 이런 발언들이 '우발적 사태' 가 아니라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연합공천을 둘러 싼 국민회의.자민련 간의 갈등이 표출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쪽에선 공동정권 수뇌부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과 관련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온다.
전영기 기자 〈chuny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