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프로야구]현대, 8연승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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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바늘로 코끼리를 쓰러뜨리는 방법 두 가지. 코끼리가 쓰러질 때까지 바늘로 찌른다. 또 하나는 바늘로 코끼리를 찌른 다음 코끼리가 제풀에 지쳐 쓰러질 때까지 기다린다.

현대가 힘을 앞세운 박명환 (OB) 이라는 코끼리를 잡는 방법은 후자였다. 1회초 시작하기가 무섭게 선두 전준호가 박명환의 초구 빠른 공을 기습번트 안타로 연결했다.

비에 젖은 그라운드와 박명환의 큰 투구모션을 이용한 재치있는 내야안타. '바늘' 에 찔린 코끼리는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기습번트에 벌겋게 상기된 박명환은 쿨바.박경완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3실점했다.

전날까지 7연승의 호조를 타고 있던 현대에게 1회초 3점의 리드는 게임을 풀어나가기에 충분한 점수였다.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하는 현대 선발 위재영은 6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무4사구로 시즌4승 (1패) 째.

현대는 4회말 위재영이 3안타를 내주며 1실점하자 7회초 타자 일순하며 대거 5득점, 승부의 물줄기를 갈랐다. 박진만의 안타와 김광림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박재홍의 2루타로 박명환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뒤 쿨바가 구원으로 등판한 강병규를 좌월 3점홈런으로 두들기자 OB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KO됐다. 현대는 선발투수진과 중심타선이 눈에 띄게 안정돼 특별한 부상선수가 없는 한 독주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OB 심정수는 4회 좌전안타로 19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계속했고 7회에는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한편 이날 벌어질 예정이었던 사직 (롯데 - 삼성).광주 (해태 - 한화) 의 더블헤더와 군산 (쌍방울 - LG) 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이태일 기자

〈pinetar@joongang.co.kr〉

[잠실전적]

현 대 300 000 500│8

O B 000 100 100│2

승=위재영 (4승1패) 패=박명환 (3승3패) 홈=쿨바⑥ (7회3점.현대) 심정수④ (7회1점.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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