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간담회]"대북 비료지원 신중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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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황장엽 (黃長燁) 전 북한노동당 비서는 7일 "전략물자인 비료를 지원하기보다 양곡을 주는 것이 낫다" 며 대북 (對北) 비료지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黃씨는 서울 내곡동 안기부청사에서 서울망명 1주년 (4월2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대북정책은 중요한 의의가 있기 때문에 지지해야 하지만 동시에 민간차원에서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합리적 노력을 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함께 망명한 김덕홍 (金德弘) 전 여광무역총회사 사장도 "북한의 제2경제위원회 (군수공업담당)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비료를 사들이고 있고 이를 화약으로 만들 수 있다" 며 대북지원 비료의 군사전용에 우려를 나타냈다.

다음은 黃씨와의 일문일답.

- 서울생활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점은.

"대입시험 때 후배들이 새벽부터 축구응원하듯 선배를 성원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민족의 저력이 여기에 있구나 하고 느꼈다."

- 집필중인 글은 어떤 내용이며, 언제 발간할 계획인가.

"93년에 써놓은 '철학의 기본문제' 를 다시 손보고 개혁.개방을 어떻게 해나갈지를 다룬 글 등을 모아 곧 출간할 것이다."

- 이른바 황장엽 리스트를 우리 관계당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리스트요? 파일이 하는 것은 모른다. 그런 얘기한 적이 없다. "

- 서울도착 1년 기간중 가장 큰 인간적 고뇌는.

"대단히 고뇌가 크다. 가족사진을 가져왔지만 보는 게 겁나 구석에 쓸어넣었다. 그러나 가족보다 민족운명이 중요하다. "

이영종 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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