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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키우는 토론교육 중요성 짚어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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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5월 18~21일자에 보도됐던 ‘토론교육이 경쟁력이다’ 시리즈를 읽고 학생들에게 사고의 숨통을 터주려면 질문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실감하게 됐다. 정답만이 살 길이었던 평가 방법은 학생들에게 자기 사고를 계발할 틈을 주지 않았다. 자기 것을 성찰하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기보다 정리된 지식을 외우는 것이 점수 얻기에 훨씬 유리했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강조하려면 교사들이 먼저 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질문은 창의성뿐 아니라 소통과 리더십에서도 핵심이다. 교사들의 사고가 유연해진다면 교육평가에서도 창의적 방법이 늘어날 것이다. “제시문을 읽고 다섯 가지 질문을 던져 보라” 등의 문제가 좋은 예다.

토론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교실 환경도 바로 교사다. 학생 수 축소나 수업시간 확대가 이뤄져도 교사가 학생들의 질문과 자유로운 표현을 북돋워주지 못하면 토론 수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반갑게도 현재 공교육 내에서는 논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독서지도, 토론지도로 확산하고 있다. 관련 분야 교사 연수 열기도 뜨겁고 학교마다 독서 프로그램을 앞다퉈 도입한다. 도서관 활용도 활발하고 교사 연구 모임도 많다.

그러나 최근 대학입시의 논술 축소 방침으로 인해 이러한 열기가 잠시 주춤하고 있다. 입시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타오른 불씨는 역시 입시 변화라는 역풍에 취약하다. 학생들의 비판적·창의적 사고는 사회의 요구이면서 동시에 학생 각자의 인간적 본질을 꽃피우는 핵심 능력이다. 공교육에 독서와 토론 교육의 자생력이 확보될 때까지 교사뿐 아니라 대학 당국의 일관성 있는 입시 방안, 교육부의 의지와 지원, 그리고 단위 학교의 지속적인 노력이 이어졌으면 한다.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철학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