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고속도로 기공 발표, 선심성 홍보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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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도대체 고속도로가 어디까지 나는 겁니까. 김천입니까, 대구입니까. " 경북도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김천~포항간 고속도로 기공' 을 놓고 30일 중앙일보에는 이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그도 그럴 것이 일부 신문에는 '김천~대구~포항간' 에 고속도로가 생긴다고 썼고 중앙일보는 '대구~포항간' 이라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 착공되는 고속도로는 '대구~포항간' 으로 30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첫 삽을 떴다.

문제가 생긴 것은 경북도가 낸 보도자료 때문이다. 이 자료에는 30일 기공식을 가질 포항~대구간 68.4㎞는 1차 구간이며 김천~화산간은 2차 구간, 기계~신항만간은 3차 구간으로 추진된다고 돼있다. 이 때문에 김천.구미 등 2.3차 구간 주변 주민들은 기대에 부푼 듯 구체적인 계획을 물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날 고속도로 건설 주관부서인 건교부와 시행처인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자료에는 어디에도 김천이나 구미가 언급돼 있지 않다.

건교부 도로정책과장은 "고속도로를 주관하는 곳은 경북도가 아니라 건교부다. 김천~포항간 고속도로는 현재로선 전혀 계획에 없다" 고 말했다.

건교부측은 "경부고속도로 김천~구미~동대구 구간을 2004년까지 6~8차선으로 확장한 뒤 그때 가서 교통량을 보아 김천~영천 노선을 검토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측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당장은 안되더라도 언젠가는 추진 될 것" 이라며 얼버무렸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이를 두고 "경북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과장홍보를 했다" 는 의혹이 일고 있다는 사실을 관계자들은 알기나 하는지 궁금하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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