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희호여사 입원하자 문병 하루도 안걸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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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후진타오 (胡錦濤) 중국국가부주석을 접견했을 때다. 胡부주석은 대퇴부 경골 골절상을 입은 金대통령 부인 이희호 (李姬鎬) 여사의 쾌유를 빌었다.

그러자 金대통령은 "아내는 내가 대통령이 되고 나면 좀 잘해 줄까 기대했을 텐데 나는 경제위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이 아프면 (나로부터) 서비스를 좀 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을지 모른다" 는 유머로 답했다. 胡부주석이 파안대소 (破顔大笑) 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金대통령은 실제로 李여사에게 열심히 '서비스'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국군서울지구병원에 입원중인 李여사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문병하고 있다. 30일엔 대구를 방문했다가 상경하자마자 李여사를 찾았다.

金대통령은 胡부주석을 웃겼던 그런 유머로 李여사의 힘을 북돋운다고 한다. 金대통령은 "아내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 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金대통령이 특히 못잊어하는 것은 교도소에 수감됐을 때의 기억. "진주교도소에 있을 때 한달에 한번밖에 면회가 되지 않았음에도 사람을 시켜 매일 계란과 과자 한봉지를 넣어주었다. 옆에 자신이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청주교도소에 있을 때는 양말과 내의까지 다림질해 들여보냈고, 와이셔츠에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향수를 뿌려 놓았다."

金대통령이 주양자 (朱良子) 전보건복지부장관 후임이 논의될 때 '여성장관' 을 강조한 것도 정치적인 이유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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