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기업·기업인]완주군 ‘솔라월드 코리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경제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 공장이 힘차게 돌아야 일자리가 생기고,돈이 흐르면서 인구도 늘어난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알토란 같은 기업, 그리고 이를 이끌어가는 경영인들의 땀과 열정 가득한 스토리를 매주 한차례 소개한다.

박현우 사장이 태양광 모듈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 청바지, T셔츠 차림의 박사장은 공장에서 숙식을 한다. [프리랜서 오종찬]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전주 과학산업단지’. 여러 공장들 가운데 유럽풍 건축양식으로 단장한 멋진 건물이 눈에 두드러진다. 태양광모듈 생산업체인 ‘솔라월드 코리아’다. 모듈은 태양빛을 모아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판이다.

넓은 공장 안에 들어서니 로봇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태양전지판을 쉴새없이 토해낸다. 밖에는 해외로 싣고갈 컨테이너들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청바지,T셔츠 차림인 박현우(52)사장은 “공장을 24시간, 365일 풀가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3년간 생산량을 해외 수출키로 이미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수출품은 대부분 독일·스페인 등 유럽 선진국으로 간다.

솔라월드는 공장가동 7개월째에 접어든 신생기업이다. 하지만 일감이 넘쳐 연중무휴로 공장을 돌린다.인력을 채용해도 충분한 교육시간 없이 곧바로 생산라인에 투입해야 할 정도다.

현재 모듈 생산량은 연간 80MW급. 이달하순부터는 생산라인을 증설해 5만여 가구가 쓸 전기를 생산하는 150MW급 모듈 양산시설을 갖춘다. 3~4년내 1000MW급으로 시설을 늘려 세계톱 모듈공장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솔라월드의 약진은 태양광산업이 죽을 쓰는 형편이라 더욱 돋보인다. 태양광발전에 대한 정부보조금 축소 등으로 국내 관련업체는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이고, 문닫는 부품공급업체들도 속속 늘고 있다.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솔라월드의 비결은 뛰어난 품질이다. 20여년간 축적한 생산설비 자동화의 노하우를 모듈생산에 접목해 발전효율성, 내구성 등에서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태양광 전문지는 전세계 16개 제품을 대상으로 품질테스트를 한결과 솔라월드가 1위라는 평가결과를 내놨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대기업들로부터 판매제휴,OEM생산 등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박 사장은 24시간 현장에 머무르며 열정적으로 회사를 경영한다. 서울에 집이 있지만,사무실 한쪽에 숙소를 마련해 일주일에 4~5일은 공장에서 먹고 잔다. 틈만 나면 현장을 돌면서 모듈의 품질을 더 높일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생산시설을 개선할수 있는 길은 없는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체크한다.

솔라월드의 매출은 올해 3500여억원,내년에는 4500억원을 예상한다. 하지만 박 사장은 아직 내 집이 없어 아파트 전세를 산다. 요즘 그 흔한 평판TV도 아직 없을만큼 검약하다.

박 사장은 “수익뿐 아니라 환경, 교육 등에 도움이 되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전북이 신재생에너지의 메카가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