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전체가 전시장…분당 킴스 내달 15일부터 작품 진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쇼핑하러 백화점이나 한번 가볼까' 꼭 살 물건이 없어도 그저 심심풀이 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곳이 백화점이다.

계층.학력.빈부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가장 대중적인 공간인 셈이다. 바로 여기에 착안해 백화점 전체를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는 이색 전시가 열린다.

분당 킴스 아울렛 백화점 서현점에서 5월 15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킴스 열린 미술제 (Kim's Off - Museum)' 다. 현재 이벤트 매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7백여 평의 백화점 한 층 전부를 전시장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일반 매장에도 작품이 상품과 함께 '진열' 된다.

아트컨설팅서울 (ACS) 이 기획한 이 미술제는 늘 제한된 장소, 제한된 인원만이 즐길 수 있던 미술을 일상생활 속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 전략. '현대미술전' 과 '쇼핑아트전' '아트페어.아트숍' 세부분으로 크게 나누어진 이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쇼핑 아트전' 이다.

일반 화랑 전시와 구별될 '쇼핑 아트전' 은 소비가 이루어지는 백화점의 특성을 극적으로 드러내게 된다.

작가들이 직접 백화점에서 쇼핑한 물건을 이용해서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어렵게만 생각하는 미술을 '내가 늘상 소비하는 물건으로 만들어진다' 는 식으로 보여줘 보다 친숙하게 미술에 접근하게 만드는 의도가 깔려 있다.

또 디스플레이 역시 전시장 공간을 고집하지 않고 작품이 어울리는 기존 영업매장 속에 직접 배치해 공간과 대화할 수 있도록 꾸몄다.

TV 모니터를 이용한 영상작업이 전자제품 매장에 놓이는 식이다. 여기에는 이윰씨와 김세진.김두섭씨 등 장르에 상관없이 실험적인 작업을 벌이는 젊은 작가 20여 명이 참여한다.

'반복과 일탈' 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현대미술전' 은 일반인들의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회화와 조각 작업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김정헌.김경인.윤석남.이두식.임옥상씨 등 작가 50여 명이 주제에 맞는 작품 3~4점을 출품한다.

ACS 박삼철 소장은 "신도시의 특징인 반복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술쪽에서나 백화점쪽 모두 기성 공간을 벗어났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런 테마를 잡았다" 고 말했다.

'아트페어.아트숍' 은 토아트스페이스와 나무기획.판화사랑.시우터 등이 판화와 문화상품 등을 선보인다. 이외에 임연숙씨는 부채등의 생활 소품에 그림을 그려넣어 '쇼핑객' 들에 선물 하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