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하인스 워드, 미국프로풋볼 스틸러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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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코메리칸의 꿈이 이뤄졌다." 주한미군 아버지와 김영희 (51) 씨 사이에 태어난 한국계 하인스 워드 (22.조지아대졸)가 이번주 미국프로풋볼 (NFL)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마지막인 31번, 3백60명중 92번째로 명문 피츠버그 스틸러스에 지명됐다.

명예와 함께 계약금.연봉을 합쳐 최소 3백만달러 (약42억원) 를 보장받게 된 워드는 76년 서울 출생. 1m80㎝.82㎏의 탄탄한 체격을 지녀 고교시절부터 쿼터백.와이드리시버.러닝백으로 활약했으며 야구에도 소질을 보인 만능 스포츠맨. 그는 노터데임.네브래스카대 등 전국의 최고 명문팀과 메이저리그 플로리다 말린스에서도 스카우트 제의를 했으나 어머니 곁에 있기 위해 고향 조지아대에 진학한 효자이기도 하다.

워드는 생후 14개월만에 부모가 이혼, 루이지애나주의 할머니댁을 거쳐 일곱살이 돼서야 애틀랜타에서 어머니와 살기 시작했다. 워드는 사춘기시절엔 영어를 못하는 어머니를 무시하는 반항아였다.

친구들이 놀러와도 어머니에게 소개조차 하지 않았으며 모자간에 제대로 말도 하지 않고 지냈다.아들 하나만 의지하고 미국땅에서 살던 어머니 김씨는 때때로 말썽쟁이 아들을 때리며 서럽게 울부짖기도 했다.

말도 안통하는 모자는 서로 부둥켜안은 채 울기도 많이 울었다.워드가 철이 든 것은 고교시절부터.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허드렛일을 하며 한푼도 쓰지 않는 것을 보고 감격, 이후 운동은 물론 학교성적도 뛰어난 모범생으로 변모했다.

마침내 프로입단 소망을 성취한 워드는 "계약금을 받으면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새 차와 집을 사드리고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 고 소감을 밝혔다.

봉화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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