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건자재값 급등 공사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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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고금리와 건설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최근 건설자재 값이 크게 오르면서 이미 수주한 공사를 계속하는데도 차질을 빚고 있다.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철근.시멘트.합판 등 주요 건자재값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 이후 최고 60% 가량 상승, 당초 계약금액으로는 공사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품목별로는 가설공사용 나무 각재가 지난해 9월보다 62%, 합판 거푸집 27%, 철근 25%, 시멘트 블록은 22% 올랐다 (조달청 가격정보) . 이밖에 액체 방수제 (38%).판재 (56%).수성페인트 (55%).맑은 유리 (61%).석고 보드 (41%).비닐절연전선 (36%) 등도 큰폭 상승했다.

이 때문에 대형 건설공사금액이 당초 예상보다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씩 늘어나 공사계약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극동건설의 경우 지난해 5월 대구지하철 2호선 2공구를 1천3백85억원에 낙찰받은 뒤 설계를 거쳐 오는 5월 발주처인 대구지하철공사와 정식 공사계약을 할 예정인데 입찰일 이후 현재까지의 물가상승분만 반영해도 공사비가 2백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대건설이 지난해 12월 5백8억원에 낙찰받은 횡성~추동간 도로공사의 경우 추가 공사비만 1백52억원에 이르고 있다.지난해 5월 코오롱건설이 수주한 대구지하철 2호선 1공구 (계약액 1천1백38억원) 공사도 현재 1백25억원의 공사비 인상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업체측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현대건설.㈜대우.삼성물산.동아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 29개사는 입찰 공고일로부터 2개월 이후 건설자재값이 5% 이상 올랐을 경우 인상분을 공사비에 반영해줄 것을 여야 3당과 재정경제부.건설교통부.조달청.감사원 등 8개 관련 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유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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