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인을 위한 음악회가 열린다.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이 얼토당토않게 들릴 수도 있다.그러나 실제로 KBS는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후2시 서울여의도 KBS신관 라디오 공개홀에서 '청각 장애인을 위한 FM 작은 음악회' 를 개최한다.
음악회 청중으로는 국립서울선희학교 학생 2백50명과 그 가족들, 그리고 교사 50여명이 초청됐다.선희학교는 중.고 청각장애인들이 다니는 특수학교. KBS는 이날 음악회를 21일 오후4시 2FM (89.1㎒) '오유경의 가요산책' 에서 내보낼 예정이다.
학생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은 '골도 (骨道) 헤드폰' .사람이 고막의 울림뿐 아니라 귀 주위 뼈의 울림을 통해서도 소리를 듣는 원리를 이용, 전해지는 소리에 맞춰 귀 뒤쪽 뼈를 진동시키는 장치다.
그러나 청각신경에 이상이 있으면 이를 이용해도 들을 수 없다.음악회는 KBS가 이 장치의 개발 소식을 듣고 개발 업체인 ㈜열림기술에 연락해 이뤄졌다.
음악회에는 개발에 투자한 유통전문회사 SMK가 헤드폰 50세트를 후원한다. 콘서트를 기획한 KBS 라디오2국 백용철 (45) PD는 "선희학교에서 직접 실험을 통해 이 헤드폰을 쓰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학생을 가려냈다" 며 "음악회에서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학생들이 헤드폰을 쓰게 된다" 고 밝혔다.나머지 2백여 학생들은 분위기를 느낄 수는 있어도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문제는 안고 있다.
백PD는 "선희학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학생들이 소리를 어떤 방법으로든 '느낀다' 는 생각을 받았다" 고 말했다.제대로 듣지 못했을 텐데 자신들이 뽑은 인기가수의 노래를 웬만큼 따라부른다는 것. 음악회 연출진은 학생 중 5명을 뽑아 이들이 노래방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녹음했다.
한편 음악회에서는 '선희학교 학생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것' 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밝혀진다.TV나 라디오의 소리와 물.바람 같은 자연의 소리가 압도적 다수. 그러나 1위는 따로 있다.무엇인지는 21일 방송에서 밝혀진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