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위한 음악회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청각 장애인을 위한 음악회가 열린다.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이 얼토당토않게 들릴 수도 있다.그러나 실제로 KBS는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후2시 서울여의도 KBS신관 라디오 공개홀에서 '청각 장애인을 위한 FM 작은 음악회' 를 개최한다.

음악회 청중으로는 국립서울선희학교 학생 2백50명과 그 가족들, 그리고 교사 50여명이 초청됐다.선희학교는 중.고 청각장애인들이 다니는 특수학교. KBS는 이날 음악회를 21일 오후4시 2FM (89.1㎒) '오유경의 가요산책' 에서 내보낼 예정이다.

학생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은 '골도 (骨道) 헤드폰' .사람이 고막의 울림뿐 아니라 귀 주위 뼈의 울림을 통해서도 소리를 듣는 원리를 이용, 전해지는 소리에 맞춰 귀 뒤쪽 뼈를 진동시키는 장치다.

그러나 청각신경에 이상이 있으면 이를 이용해도 들을 수 없다.음악회는 KBS가 이 장치의 개발 소식을 듣고 개발 업체인 ㈜열림기술에 연락해 이뤄졌다.

음악회에는 개발에 투자한 유통전문회사 SMK가 헤드폰 50세트를 후원한다. 콘서트를 기획한 KBS 라디오2국 백용철 (45) PD는 "선희학교에서 직접 실험을 통해 이 헤드폰을 쓰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학생을 가려냈다" 며 "음악회에서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학생들이 헤드폰을 쓰게 된다" 고 밝혔다.나머지 2백여 학생들은 분위기를 느낄 수는 있어도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문제는 안고 있다.

백PD는 "선희학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학생들이 소리를 어떤 방법으로든 '느낀다' 는 생각을 받았다" 고 말했다.제대로 듣지 못했을 텐데 자신들이 뽑은 인기가수의 노래를 웬만큼 따라부른다는 것. 음악회 연출진은 학생 중 5명을 뽑아 이들이 노래방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녹음했다.

한편 음악회에서는 '선희학교 학생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것' 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밝혀진다.TV나 라디오의 소리와 물.바람 같은 자연의 소리가 압도적 다수. 그러나 1위는 따로 있다.무엇인지는 21일 방송에서 밝혀진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