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平器제조 (주)KPC, 장애인고용으로 IMF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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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장애인 고용으로 국제통화기금 (IMF) 파고를 넘는다.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각 기업이 대량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감원대상 1순위로 꼽히는 장애인을 적극 고용함으로써 경영위기를 정면돌파한 기업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김포군에 위치한 ㈜KPC (사장 李仁.50) 는 생산직 근로자 20명 가운데 14명을 장애인근로자로 채용해 정부로부터 각종 보조금을 지원받아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수출선 확대까지 가능해졌다.

장애인고용시설자금 저리융자를 비롯, 고용보조금.장려금 등 무상지원금을 합해 총 6억여원의 보조금으로 공장도 새로 짓고 인건비 20% 절감효과까지 거둔 것. 수평기 (건축물 수평확인 공구) 전문제조회사인 이 회사는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지만 2년 전만 해도 열악한 사업장 여건 등으로 존폐 위기에까지 몰렸었다.

하지만 96년 우연히 친구 아들 등 정신지체장애인 3명을 고용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장애인을 고용하자 정부로부터 각종 보조금이 지원됐고 이를 위기극복에 적극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 먼저 그해 6월 장애인고용시설자금 3억원을 연리 3%, 5년거치 5년상환 조건으로 융자받아 현 부지에 3백평 규모의 현대식 공장을 신축했고 지난해 9월 장애인 11명을 추가로 채용하면서 2차 융자금 2억3천만원과 무상지원금 3천만원을 지원받아 기숙사.식당 등 작업환경 개선사업에 활용했다.

또한 지난해 2천만원의 장애인고용보조금과 장려금을 받아 인건비 20% 절감효과를 거둬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환율급등까지 겹쳐 기존 동남아시장은 물론 미국.일본 등지에서도 수주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장애인은 거의 대부분 중증 정신지체장애인들. 7개월째 근무하고 있다는 李승용 (21.장애2급) 씨는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일할 수 있어 좋다" 며 환하게 웃었다.李사장은 "장애인을 고용해보니 일에 대한 집중도가 훨씬 높았다" 며 "올해 11명을 더 뽑아 장애인근로자 수를 25명까지 늘릴 예정" 이라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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