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도 FA제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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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남자 프로배구도 자유계약선수(FA) 제도를 시행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일 서울 방이동 연맹 사무국에서 실무위원회 회의를 열어 다음 시즌(2009~2010시즌) 직후 FA 제도를 실시키로 했다. 구단들은 그간 FA 제도 도입에는 찬성하면서도 세부 조건에서 이견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다른 종목은 물론, 여자배구까지 시행 중인 FA 제도를 도입하지 못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프로배구 출범(2005년) 이후 입단선수는 상무 등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6시즌을 마친 뒤, 그 이전 입단 선수는 7시즌을 마친 뒤 각각 FA 자격을 얻게 된다. 2005년 입단한 신영수·김형우(이상 대한항공), 하현용(LIG손해보험), 하경민(현대캐피탈) 등은 다음 시즌 직후, 2004년 이전 입단한 선수들은 2010~2011시즌 직후 각각 FA가 된다. FA 영입 팀은 원소속 팀에 대해 선수 입단 연차에 따라 전년도 연봉의 100~500%와 보호선수 4명을 제외한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200~600%로 보상토록 했다.

FA 자격 취득 기간과 보상에 차이를 둔 데 대해 KOVO 측은 “프로 출범 이후에는 신인선수를 드래프트제로 뽑았지만 그전은 자유계약제여서 계약금을 지급했는데 이를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 졸업 후 대학을 거치지 않은 선수에 대해서는 대학 재학 기간(4년)을 추가키로 했다. 현역 선수들 가운데 고교 졸업 후 프로팀으로 직행한 경우는 박철우(현대캐피탈)가 유일하다. 프로배구 출범 전인 2004년 자유계약제를 통해 입단, 아직 군 복무를 마치지 않은 박철우의 경우 11시즌(군 복무 포함할 경우 13시즌)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2015년(또는 2017년)에야 FA가 된다.

지난달 선수 대표로 FA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석진욱(삼성화재)은 “배구는 다른 종목보다 선수수명이 짧은 점을 감안할 때 6년도 길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의견을 모아 세부 내용 중 수정할 게 있으면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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