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회담]이산가족 문제-비료지원 시행방안 타협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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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남북한이 14일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해결과 비료지원의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놓고 타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현재로서는 이산가족 문제와 대북 비료지원이 모두 절실한 문제며 당국간 회담을 통해 논의해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을 뿐이다.

일단 남북한은 최종안을 제시했지만 비료지원의 양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11일 첫 회의에서 북측은 50만t 지원 사실을 비공개로 하자며 논의를 시작했다.

북측은 그동안 20만t이내에서 지원을 요청했다고 연막을 쳐왔다.그러나 남측이 난색을 표하자 14일 첫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공개했다.

상호관심사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려져있는 이산가족 면회소와 특사교환, 합의서 이행문제도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남측이 비료를 주며 동시에 이산가족 면회소 개설과 특사교환 시기를 정하자는 것인데 비해 북측은 현재는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료가 시급한 만큼 비료지원을 시행하면서 이산가족 문제를 토의하자는 주장이다.남측은 이산가족 문제가 가장 시급한 인도주의적 문제라는데 비해 북측은 비료를 인도주의적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금철 북측단장은 "이산가족.특사.합의서 문제는 대단히 큰 정치적 문제" 라고 못박았다.북측은 50만t 비료지원이 남북관계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마술봉인양 말하고 있다.

또 남측은 이번 만큼은 북측에 호락호락하게 그냥 선물을 안겨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남북대표단은 지금 베이징의 낮선 호텔방에 머무르며 상대방으로부터 '우리 마음이 변했으니 만나자' 는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 =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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