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도시 전세값 15∼21%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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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전세값 하락행진이 계속되고 있다.국제통화기금 (IMF) 한파에 따라 수요가 크게 감소한 탓이다.수도권의 아파트 전세값은 IMF체제 이전보다 20~30평형대의 경우 1천만~3천만원정도, 40평형대 이상은 3천만~7천만원정도 떨어졌다.

부동산전문지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해 11월 평당 3백18만2천원에서 현재 2백69만5천원으로 15% (48만7천원) 하락했다.

분당도 평당 2백76만8천원에서 2백18만4천원으로 21% (58만4천원) , 일산은 평당 2백20만5천원에서 1백80만3천원으로 18.2% (40만2천원) 각각 내렸다.

또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크기가 10평 정도 차이 나는데도 전세값은 같거나 도리어 더 비싼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물론 집을 옮기고 싶어도 기존 전세집이 빠지지 않아 이사를 못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 전세집 찾기 = 종전에는 싼 전세집을 구하려면 신규 입주단지를 고르는 게 유리했다.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져 인근 지역보다 1천만~2천만원 정도 싸게 구할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제는 굳이 신규 단지로 가지 않아도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기존 단지에서 싼 전세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전반적인 전세값 하락으로 5천만원 이하로 구할 수 있는 아파트도 많이 늘었다.

예년 같으면 5천만원으로는 서울의 20평형대 아파트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요즘은 변두리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풍성하다.분당은 5천만원선이면 15~17평형대, 일산.중동은 20~23평형까지 구할수 있다.광역시의 경우 전용면적 18평형짜리는 4천만원이하, 25.5평짜리는 5천만원이면 가능하다.

◇ 대형 약세 = IMF한파이후 관리비 부담이 많은 대형을 피하고 작은 평수로 줄여가는 대신 남는 돈을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대형 아파트 전세값의 하락폭이 중형보다 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 2차 65평형 전세가격은 지난해 11월 3억~3억2천만원선에서 현재 5천만~7천만원정도 떨어진 2억5천만원선. 이보다 10평이 작은 55평형은 같은 기간동안 3천만원~5천만원 떨어져 역시 2억5천만원선이다.

목동 신시가지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55평형이 45평형보다 2천만원 높은 2억원선이었지만 요즘 1억5천만원선이면 두 평형을 골라잡을 수 있다.신도시도 마찬가지로 분당 37, 38평형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2천만원정도 빠져 8천만~9천만원선. 48평형은 3천만~4천만원정도 내려 37, 38평형과 같은 수준이다.

부동산랜드 분당야탑지점 문홍주 사장은 "분당지역 48평형 관리비는 한달 30만원선으로 30평형대보다 70~1백%많아 이 평형을 찾는 사람이 드물어 앞으로 30형형대 전세가격이 40평형대를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손용태·유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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