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세게 7위인데 경쟁력 22위" 과기부,대통령에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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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9일 열린 과기부의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는 위기에 처한 국가과학기술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자리였다.대통령은 과학기술 투자액수 세계 7위, 과기인력 세계 10위에도 불구하고 종합경쟁력은 22위에 머물러 있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과기투자의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는 지적도 뒤따랐다.강창희 (姜昌熙) 과기부장관은 "16개 부처에서 이리 저리 중복투자하는 바람에 투자효율이 떨어진 것" 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姜장관은 이와 함께 "정부출연연 (硏) 등이 크게 경직화.관료화돼 창의적인 기술개발이 안된다" 며 기술공황을 우려했다.

경기의 허장성세에 편승, 정부의 과기투자마저 흥청망청했다는 사실을 대통령이나 주무장관이 공식 인정한 것이다.그러나 이 자리에서 침몰해가는 과기 한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만한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신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국가과학기술을 종합조정해달라는 건의 정도 뿐이었다.대통령은 적극적인 선진기술 도입, 우수 교포 과학자 유치를 주문했지만 답변은 이미 3~4년전부터 실시해오던 몇몇 엉성한 제도를 재탕하는 수준이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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