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밥을 나눕시다" 원주 '밥상공동체' 7일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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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허기지고 갈 곳 없는 사람들은 오세요. " 7일 오후1시 강원도원주시중평동 쌍다리 밑 둔치에서는 무의탁 노인과 실직자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밥상공동체 출범행사가 열렸다.출범행사라야 점심상 차려내기지만 첫날이라 잘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예상보다 적은 50여명의 노인들이 찾았다.

밥상공동체를 만든 사람은 원주시태장동 의관교회 허기복 (許基福.43) 목사. "세상에는 버릴 사람도 없고 버림받아야 할 사람도 없으나 최근 경제난으로 버려지기 직전의 사람들이 많아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시골 밥상같은 진지상을 마련했습니다." 매주 화요일~금요일 오후1시부터 오후2시까지 일주일에 4번 열리는 밥상공동체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1백명분. 일주일 동안 시범실시해본 뒤 14일에는 정식 발기식을 가질 계획이다.

밥상공동체는 4월 한달동안 무료로 열리지만 5월부터는 다새기 (다시 새롭게 쓰기) 운동을 벌여 몽당연필 한자루라도 재활용품을 '자존심 값' 으로 받는다.許목사가 밥상공동체 운동을 시작하자 2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음식을 나르고 나누는데 동참하겠다고 나섰으며 학교급식업체인 한희식품은 여분의 음식을, 제일자동차학원은 음식을 운반하는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許목사는 이 운동을 원주 시민운동으로 승화하기 위해 1드림 (1천원) 부터 1백드림 (10만원) 까지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적은 양의 쌀이 불어/많은 양의 밥이 되듯/적은 사랑으로도/나눌수록 넘쳐나는 사랑의 기쁨…' 許목사는 밥상공동체가 비록 작게 시작됐지만 앞으로 크게 가꾸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원주 =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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