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무의 탈출 고실업시대]10.愛職心을 가져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명예퇴직, 정리해고가 늘어나면서 입사만 하면 정년퇴직때까지 일자리가 보장되던 '평생직장시대' 가 막을 내리고 있다.이제 직장을 떠난 후에 곧바로 직업을 갖는 것이 중요시되는 '평생직업시대' 가 됐다.

과거에는 애사심이 강조되었으나 이제부터는 애직심이 중요하다.애직심이 모여서 애사심이 되기 때문이다.애직심은 전문성을 높이는 방법과 자기 일을 사랑하는 자세로 이뤄진다.

'실업과의 전쟁' 을 선포해야 될 정도로 심각한 실업문제의 해법도 애직심을 깨닫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일본유학을 다녀온 K씨는 전공인 카메라조작 기술로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자 택시운전을 시작했다.이런 결심을 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장모의 반대였다.

해외유학까지 다녀왔는데 웬 택시운전이냐며 차라리 생활비를 보태 줄테니 그만 두라고 하면서 크게 반대한 것이다.그러나 그는 젊은 사람이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지루한 일이고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하면서 장모의 제의를 물리치고 핸들을 잡았다.

이왕 시작한 일인만큼 프로정신을 갖고 근무하니 수입도 괜찮고 인생에 대해서 배우는 것도 많다고 한다.그는 첫날 첫번째 손님에게는 기념으로 요금을 받지 않았고 1백번째 손님에게는 조그마한 기념품을 주었다.

그는 IMF체제가 언젠가는 끝나리라는 희망을 품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그리고 취업이 용이해지면 자신의 전공을 찾아가고 싶다고 말했다.애직심을 갖고 살아갈 때 취업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양병무 (經總 노동경제연구원 부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