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귀국 회견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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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2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5일 귀국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매우 만족할 만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고 흡족함을 표시했다.

영국 런던에서 5박6일간 첫 정상외교무대에 서고 돌아온 金대통령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오후1시3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한 金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李姬鎬) 여사는 김종필 (金鍾泌) 총리서리와 천용택 (千容宅) 국방부장관, 김정길 (金正吉) 행정자치부장관, 김중권 (金重權) 청와대비서실장, 스티븐 브라운 주한 영국대사의 영접을 받았다.

출국 때처럼 의전행사는 간략했다.

3군의장대 사열과 취주악대 연주가 없어지고 약식으로 도열병을 통과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이어 기자회견장에 도착한 金대통령은 예정보다 (5분) 훨씬 긴 20분 가량 '국민에게 드리는 보고' 를 했다.

金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이 염려해주신 덕택으로 무사히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귀국했다" 고 말문을 열었다.

金대통령은 특히 투자조사단을 유치하게 된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유일한 구체적 성과를 내가 만들어냈다" 는 점을 거듭 강조. 그러나 金대통령은 국내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외교성과를 국민에게 보고하는 자리라 언급 않는 것을 양해해 달라" 고 부탁했다.

金대통령은 재.보궐 선거결과와 관련, "아침부터 저녁까지 면담을 해 국내문제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었다.

특히 이겼다면 모를까, 졌다는데 더 관심 가질 것도 없었다" 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참석 소감을 말씀해주십시오.

"이번에 한국이 원하는 결론을 도출해내면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세계 각국은 우리 국민에 대해 아주 높이 평가합니다."

- 구체적인 성과와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말씀해주십시오.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유일하고 구체적인 외교성과는 한국에 투자조사단을 파견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음을 말해주는 겁니다. 세계의 관심이 많은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만 잘하면 곧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속의 한국으로 성장해갈 수 있습니다."

- 북한이 차관급회담을 제안해왔는데, 앞으로의 대북정책은 어떤 것입니까.

"최근 수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당국자간 회담이 열리게 됐습니다. 대단히 큰 진전이자 변화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각국 정상에게 우리의 통일정책을 설명했더니 모두 적극 돕겠다는 뜻을 표시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강력한 안보체제를 유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과의 문제를 푸는 데 성의를 다하겠다는 것입니다."

- 노사정 (勞使政) 합의가 중요한데, 앞으로 계획은 어떤 것입니까.

"노사정합의는 유럽에서는 상상하지 못한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성과입니다. 노사정합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통분담을 고르게 해야 합니다.

또 그 성과도 고르게 배분돼야 합니다.

여기에 대해 단호한 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사정위가 서로 잘 논의해서 합의할 것으로 봅니다.

대통령 자문기구로 만들어지면 새로 국민적 화합을 논의해 발표할 것입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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