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 징계, 너무 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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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북한 축구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 '제3국 관중 없는 경기'라는 징계는 너무 과하다."

정몽준 FIFA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프란츠 베켄바우어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이 한목소리를 냈다. FIFA는 3월 30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과 이란의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에서 발생한 관중 소란 사태에 대해 책임을 물어 6월 8일 북한과 일본의 평양 경기를 제3국에서 관중 없이 치르도록 결정한 바 있다.

2일 오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에미리트 항공과의 후원계약 조인식에서 베켄바우어 위원장을 만난 정 회장은 "북한에서 월드컵 예선대회가 열린 적이 한 번도 없고, 다른 국제대회 경험도 일천하다. 북한 당국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 해도 실수가 있을 수 있다"며 북한 축구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베켄바우어 위원장도 "FIFA가 북한의 현실을 잘 알지 못할 수 있다. 무리한 징계는 이런 배경에서인 것 같다"며 "북한이 이의를 제기하고 FIFA가 좀 더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 징계가 완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2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북한축구협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FIFA에 이의를 제기할 뜻을 나타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FIFA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대로는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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