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챔피언결정 2차전 허재 2연승 선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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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반 깁스로 단단히 동여맨 허재 (33.기아) 의 오른손은 검푸르게 물들어갔다.

죽은 사람의 손처럼 잔뜩 부풀어오른 그 손으로 허재는 현대의 센터 제이 웹 정면에서 솟아올라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시간은 경기종료까지 5분40초를 남겨놓고 있었다. 스코어는 71 - 65로 벌어졌다.

69 - 65까지 뒤쫓아온 현대의 오름세가 이 장면에서 잦아들면서 기아는 악몽 같은 4쿼터 초반의 난조에서 벗어났다.

허재의 이날 성적은 30득점.11어시스트. 양팀 통틀어 최고기록이었다.

허의 수훈에 힘입은 지난 시즌 챔피언 기아는 87 - 78로 승리하며 2연승, 97~98시즌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 놓았다.

적지인 대전에서 벌어진 2경기를 모두 휩쓴 기아는 4, 5일 홈코트인 연전을 벌이게 돼 절대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반면 이상민의 부진으로 수렁에 빠진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의 갈길은 더 멀어졌다.

3쿼터 종료 1분20여초를 남기고 기아가 65 - 47로 점수차를 벌렸을 때 경기는 끝난 듯했다.

그러나 현대도 정규리그 우승팀다운 저력을 발휘, 4개의 3점포를 곁들이며 4쿼터 4분 만에 69 - 65로 따라붙었다.

이 대목에서 허재의 배짱 좋은 골밑 돌파가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종료 1분 전 기아가 83 - 73으로 달아났을 때 승부는 결정됐다.

기아의 김영만은 종료 50초 전 자신의 공식경기 첫 덩크슛을 터뜨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현대는 게임메이커 이상민 (10득점) 이 강동희의 수비에 막혀 3쿼터까지 3점밖에 넣지 못했고 주 득점원 맥도웰 (26득점) 도 김유택의 수비에 막혀 결정적인 골밑슛을 수차례 놓친 것이 패인이었다.

대전 =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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