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성능 과대포장" 미국 '과학자연합'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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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능력을 갖지지 못했으며 미국과 협상을 통해 대가를 얻어내기 위해 미사일을 개발중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주장이 한 미 민간단체에 의해 강력히 제기됐다.

미국 과학자연합 (UCS) 의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2일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개발이 일반에 알려진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이는 대미 협상용 또는 위장전술일 가능성이 높다" 고 밝혔다.

라이트 박사는 "최대사정거리 1천㎞의 노동미사일은 과거 스커드미사일 기술수준을 바탕으로 개발할 수 있는 최상의 것으로, 그 이상의 사정거리 확장은 강력한 엔진, 유도장치 및 새로운 디자인 등 기술개발 없이는 불가능하며 북한이 선진기술을 확보했다는 정보는 없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93년 5월 첫 발사실험을 한 노동미사일은 실험 결과 사정거리가 5백㎞에 그쳤을 뿐" 이라며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추가실험을 몇 차례 갖지 않고서는 노동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해 봄 노동미사일 실전배치 보도에 관해 조지프 프루어 미 태평양사령관과 일본자위대 고위간부가 미사일 관련 차량과 병력의 이동을 포착했으나 노동미사일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94년 봄과 96년 가을에도 노동미사일 발사실험준비 움직임이 포착됐지만 실제 실험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 전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94년 북.미 핵기본합의와 마찬가지로 경제제재 완화와 대북투자 등 재정적 대가가 미사일수출에서 얻을 수 있는 수입보다 크다고 판단하면 북.미 미사일 협상에서 미사일 개발.수출 동결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 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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