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 못지않은 영어캠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부산시교육청이 개설한 '영어캠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 2002년 겨울방학 때 80명이던 수강생이 이번 여름방학에는 878명으로 늘었다. 교육청은 해외연수 보다 적은 비용으로 해외연수에 못지 않는 효과가 있어 인기가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인기 만점=부산시내 6개 지역교육청은 19일부터 8월 6일까지 영어캠프를 운영하기로 하고 5월부터 초등학생.중학생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모집했다.

지역 교육청별로 80~100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신청자가 넘쳐 지난 9일 접수를 마감했다.

접수 결과 ▶동부교육청(동서대) 120명 ▶서부(동아대) 125명 ▶남부(분포초등) 120명 ▶북부(신라대) 117명 ▶동래(부산대) 84명 ▶해운대(상당초등) 134명으로 집계됐다.

영어캠프는 하루 4시간씩 60시간을 가르친다. 수강료는 1인당 25만원.

영어캠프는 필기시험과 인터뷰를 통해 수준별 반을 편성하고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면서 생활영어 중심의 영어교육을 한다.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외국어대는 3주간 외대에서 '합숙 영어캠프'를 운영한다. 대학에서 먹고 자면서 영어 공부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수강료는 1인당 140만원이며 수강생이 178명에 이른다.

합숙 캠프에선 영어회화 외에 컴퓨터.과학.스포츠 등을 캐나다 초등학교 교사 등이 영어로 가르친다. 6개 지역교육청과 부산외대 영어캠프에 지원한 학생은 초등 606명, 중학생 272명 등 모두 878명이다.

강사는 캐나다 초등학교 교사 13명과 대학에서 강의하는 외국인 강사 등 원어민 강사 47명과 한국인 강사 12명 등 59명이다.

부산외대 이정원 평생교육원장은 "대학의 첨단 외국어교육 장비와 원어민이 직접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 해외 연수생 흡수=부산시교육청은 방학 때 해외로 나갈 초등학생.중학생을 교육청 영어캠프가 상당수 흡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시내 여러 기관에서 여름방학 해외 연수생을 모집했으나 목표를 채운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불경기 영향도 있겠지만 교육청 영어캠프가 해외로 빠져나가려는 학생들을 상당수 흡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캠프의 효과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겨울방학부터 모집 인원과 시설.강사를 늘리기로 했다.

부산외대 이정원 원장은 "어릴 때부터 외국에 보내야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국내의 교육 환경도 좋아 알뜰하게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길이 많다"고 말했다.

정용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