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평화협상 실패…이스라엘, 서안철수 미국 중재안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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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르단강 서안지역 이스라엘 병력 철수를 유도해내기 위한 미국의 중동평화 중재노력이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은 바보가 되지 않을 것" 이라며 미국의 철수 중재안을 거듭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 동부 유대인 정착촌인 마알레 아두민의 한 고등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 (중동평화) 과정에서 성공의 기회는 단 한가지, 즉 완강함에 의해 평가된다" 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측이 테러방지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의 어떤 영토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는 포기는 어리석은 짓이며 이스라엘은 결코 바보가 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앞서 13%의 추가 병력 철수안을 갖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을 오가며 중재협상을 벌였던 데니스 로스 미국 특사는 협상 중재에 실패한 채 이날 미국으로 되돌아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슬람교 극단주의파의 테러 위협과 이에 따른 유대인들의 안보상 이유로 9% 이상의 병력 철수는 불가능하다" 는 입장을 보인 반면 팔레스타인측은 "오슬로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병력을 전면 철수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한편 귀국한 로스 특사를 면담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특사의 중동방문 성과가 사실상 실망스런 수준이다.약간의 성과는 있었지만 협상의 돌파구를 열었다고 말하기에는 불충분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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