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국 4자회담결렬 책임공방…당분간 재개 힘들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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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으로 지난 21일 사실상 결렬된 한반도평화 4자회담 뒤 북한과 미국이 회담결렬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미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음번 회담 일정조차 마련치 못하고 회담이 결렬된 상태에서 회담의 주요당사자 사이에 이같은 공방전이 벌어짐으로써 4자회담은 당분간 재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북한 중앙통신은 23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인용, "미국은 미군철수, 북.미 평화협정 체결같은 본질적이고도 기본적인 문제들을 외면하고 저의를 내포한 의제만을 논의할 것을 고집했다" 고 주장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또 미국에 대해 장차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회담을 갖기 전에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 종결을 통한 외교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쌍무회담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폴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4자회담이 결렬된 것은 '실용적인 조치들' 을 검토할 것을 거부한 북한의 자세 때문이라면서 "미군 주둔은 한국과의 안보동맹에 따른 것으로 어느 다른 국가와의 협상대상이 아니다" 라고 잘라말했다.

폴리 대변인은 "북한의 1백20만 병력에 맞서 주둔하고 있는 3만7천명의 주한미군은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는 북한측 주장과는 달리 지난 45년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어왔다" 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4자회담 과정이 길고도 어려운 과정이라는 점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회담결과에 놀라지 않고 있다" 면서 "3차 본회담 일정은 적절한 채널을 통해 협의될 것이며 우리는 장기적인 회담전망에 대해 비관적이지 않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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