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리뷰]백건우 혼 깃들인 연주 압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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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백건우 (피아노).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 (지휘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1번.제2번' (RCA 레드실 BMGCD9F96) =

올해로 탄생 1백25주년을 맞는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1873~1943) 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다.

그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해 남긴 작품은 4개의 피아노협주곡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등 5곡. 25일 예술의전당에서 라벨의 피아노곡 전곡을 들려줄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곡 레코딩에 도전장을 냈다.

백건우는 13세 때 '파가니니 광시곡' 을 국내 초연한 피아니스트. 19세 때 카네기홀 데뷔 프로그램도 제3번 협주곡이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그가 택한 방법은 눈부신 테크닉만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 음표마다 혼 (魂) 이 깃든 따뜻한 배려로 격정보다는 소리의 이미지에 천착하는 백건우의 개성이 돋보인다.

'팝 클래식' 으로 널리 알려진 협주곡 제2번 2악장에서도 보통 템포보다 느리게 잡아 '통속적인 센티멘탈리즘' 에 빠질 겨를이 없다.

나머지 협주곡 제3번과 제4번, '파가니니 광시곡' 은 9월 국내 발매 예정.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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