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정국 권영해씨 파문]한나라당 "자살기도" 對與 공세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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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은 권영해 전안기부장의 할복을 계기로 북풍정국의 대처방식을 '전면적인 대여 (對與) 초강세' (鄭亨根정세분석위원장) 로 전환했다.

할복전까지만 해도 당은 북풍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도 확전 (擴戰) 의 정도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대북문제를 완전히 까발릴 경우 국익이 위험하다는 우려도 있었고 경제위기라는 사회분위기도 신경썼던 것이다.

당소속 국회 정보위원들은 자신들이 열람한 이대성 문건의 주요내용을 당내 회의에서조차 공개를 거부하는 신중함을 보이기도 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젠 이런 입장이 확 바뀐 것이다.

당이 權씨의 할복을 '과감히' 자살기도로 규정한 것은 여권이 북풍문제를 처리하는 전반적인 방식에 의문과 불투명성이 많다는 게 權씨의 행동으로 드러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權씨는 매우 냉정하고 치밀한 사람인데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충격" 이라며 "이는 틀림없이 여권의 북풍사건 처리방식에 대한 항변" 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해석은 즉각 당의 반응에도 반영됐다.

맹형규 (孟亨奎) 대변인은 22일 "여권이 국가정보총책임자였던 權전부장의 자살기도사건을 '수사지연 등을 위한 정치쇼' 라고 비난한 것은 서둘러 사건을 봉합하려는 의도" 라고 비난했다.

그는 "權전부장의 '자살기도' 는 비판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정보기구가 일방적으로 해체되는 것에 대한 괴로운 심경의 일단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고도 했다.

당은 이제는 집권초 정국을 끌고가는 여권핵심부의 방식과 일전 (一戰) 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을 가다듬고 있는 것 같다.

정국혼란이 불가불 가중되더라도 '일을 잘못 처리한' 여권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겠다는 게 당의 판단이다.

당이 22일 북풍대책기구 이름을 '국민회의 대북 커넥션 진상조사위원회' 로 바꾼 것도 공세의 방향이 여권핵심부를 겨냥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재오 (李在五) 부총무는 " (국민회의 관련부분이 많이 들어있는) 이대성파일은 여타 북풍사건과 완전히 별개" 라며 "이대성파일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기와 국헌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건" 이라며 여권을 은근히 위협했다.

한나라당은 우선 23일 의총에서 1차적으로 당 진상조사위의 조사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회의 관련 의원의 혐의내용과 북한 공작원의 활동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당소속 정보위원중에서도 정재문 (鄭在文) 의원이 사퇴하고 안기부 1차장 출신인 정형근 정세분석위원장이 '증파' 된다.

정국은 큰 파열음을 예고하고 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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