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파문' 몰아친 정보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대성 (李大成) 문건' 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정보위는 20일 회의에서 한나라당 정재문의원 외에 국민회의 의원 4명을 문건과 관련해 조사키로 했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일단 문건에 기재된 내용에 대한 사실여부 확인작업이 주가 될 전망이며 당장은 안기부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사대상자중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과 함께 현직 국방장관도 포함돼 있다.

한나라당측의 강력한 요구에 의한 것이다.

물론 국민회의측은 해당 문건 자체가 신빙성이 없다는 점에서 조사는 '명예회복용' 이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측도 정치공세 성격이 포함됐음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조사대상자의 실명발표 여부를 놓고 국민회의측과 신경전을 벌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조사결과에 대해 한나라당측이 국정조사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정치공세로 확대될 소지도 없지 않다.

조사대상 인사들중 金의원은 북한측과 잦은 접촉을 가진 허동웅과 함께 찍은 사진이 문건에 있는데다 허와 몇차례 식사를 함께 했다는 내용 때문에 조사대상자에 포함됐다.

金의원은 이에 대해 "문제의 사진은 2년전 중국의 완리 (萬里)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아들이 방한했을 당시 동행했던 조선족 통역과 촬영한 것" 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박상규의원은 문건 속에 베이징 (北京) 을 방문, 북측 인사와 접촉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朴의원 본인은 "지난해 8월께 중국에서 치료받던 최형우 (崔炯佑.한나라당) 의원을 만나러 베이징에서 하루 머물렀다" 며 "북쪽 사람은 물론 조선족과도 만난 적이 없다" 고 말했다.

대선전 베이징을 방문해 북풍 저지를 위해 활동한 것으로 문건에 기재된 천용택 국방장관은 "대선전 베이징에 간 적도 없다" 고 완강히 부인했다.

접촉을 시인한 유일한 사람은 정동영 의원이다.

그는 여의도 아파트 등에서 흑금성 (朴采緖) 과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문건에 나타나 있다.

鄭의원은 "대선 당시 당이 가동했던 여러 개의 정보수집 채널중 하나가 흑금성으로 그를 당내 인사들과 교대로 만났었다" 며 접촉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흑금성은 이중첩자라기보다 안기부에 채용된 공작원인 것으로 확인돼 북풍관련 양심선언까지 시키려 했었다" 고 말했다.

남정호·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