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에 날린 정치]"시한폭탄 터지나" 정가 당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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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대성 (李大成) 파일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누구고, 왜 이름이 거론됐나. 국회 정보위에서 이대성 전안기부해외조사실장이 정리한 북풍 (北風) 문건을 공개한 이후 정치권에는 베일에 가린 '이대성리스트' 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문건에는 현역의원 6~7명을 포함해 정치인 10여명의 이름이 실명 또는 '국민회의 金모, 朴모' 라는 이니셜로 적혀 있다.

해당자들은 사실관계 확인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북한측 인사와 접촉한 인사, '흑금성' 이 공작대상으로 삼았던 인사,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거명된 인사 등이 섞여 있다.

한나라당 정재문 (鄭在文) 의원.최봉구 (崔鳳九) 평민당전의원.조철호 (趙哲鎬.동양신문사장.이인제후보 동서) 씨는 안병수 (安炳洙) 조평통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와 접촉한 것으로 묘사돼 있다.

물론 당사자들은 후보측과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정보위원들은 하나같이 "국민회의측 인사들의 이름이 더 많이 나온다" 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문건에는 국민회의 J, P, C, K의원 등이 등장한다.

한나라당측이 편파 공개라고 주장하는 건 이때문이다.

이중 J의원은 '흑금성' 공작원이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적혀 있다.

또 P의원은 'OO사업 관계인사' 라는 식으로 기재돼 있다.

몇몇 의원은 공작원과 찍은 사진 속에도 등장한다.

문건의 진실성은 1차적으로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한나라당은 정보위에 공개된 문건의 누락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당초 2백페이지라고 했던 것과 달리 1백73페이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안기부측은 문건이 신빙성이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해당 문건을 'D브리핑 자료' 라고도 규정했다.

정보기관 용어인 D브리핑 자료란 정보원이 수집 정보를 제출한 원시 (原始) 자료라는 얘기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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