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감독출신 LG기술고문 방열씨 "기아전 비책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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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운명의 부메랑인가. " 지난 92년 떠밀리듯 기아농구단 사령탑에서 물러났던 방열 경원대 교수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 LG - 기아전에서 옛제자들을 상대로 일전을 벌인다.

방교수의 신분은 LG 세이커스의 기술고문. 방교수의 강력한 영향력은 제자이기도 한 이충희 감독의 리더십과 어우러져 신생팀 LG를 정규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2연속 우승을 노리는 기아로선 LG의 패기와 체력 못지않게 방교수의 존재가 부담스럽다.

방교수만큼 기아의 전력.내부사정에 정통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방교수는 이미 기아가 대우와 벌인 네차례 경기를 모두 관전하고 정밀히 분석한 뒤 이감독에게 승리의 비책을 전달해 놓았다.

LG는 이에 따라 21일부터 5전3선승제로 벌어질 기아와의 경기에 대비해 왔다.

방교수가 보는 기아의 전력은 여전히 국내 최강. 방교수는 "기아는 최고의 팀이며 최인선 감독의 전술도 팀컬러에 맞게 정제돼 있어 신생팀이 상대하기엔 벅차다" 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러한 칭찬의 이면에는 깜짝 놀랄 만한 결과를 기대해도 좋다는 자신감이 숨어 있다.

기아의 핵심멤버인 김유택.허재.강동희는 방교수의 애제자이자 악몽같은 '90년 쿠데타' 의 주역들. 이들은 방교수의 지도를 거부하고 5월의 코리안리그에서 고의 패배, 당시 감독이던 방교수의 퇴진을 초래했다.

당시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농구계에서 은퇴, 대학강단에 섰던 방교수는 6년만에 부메랑처럼 기아를 향해 날아들고 있다.

이 '운명의 부메랑' 을 피하지 못하면 기아의 우승은 어려울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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