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병세 수상하다…크렘린, 모든 공식일정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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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병세가 악화돼 19일로 예정된 독립국가연합 (CIS) 정상회담 등 모든 공식 일정이 취소됐다.

옐친의 주치의들은 그에게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침대에만 누워있을 것을 의미하는 '절대 안정' 을 강력히 권고했다.

크렘린 공보실은 현재 모스크바 교외 '고리키 - 9' 휴양소에 머무르고 있는 옐친 대통령의 병세로 인해 19일 CIS정상회담을 비롯한 이번주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옐친의 주치의들은 현재 항생제 투여와 기침.호흡장애에 대한 처방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 외교가는 이에 대해 그의 병세가 크게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 소식통들은 골치아픈 현안이 많은 CIS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다른 회원국 정상 (頂上) 들로부터 ▶CIS 주도권 ▶개별 국가간의 소수민족 문제 ▶지지부진한 경협 추진 등에 대한 추궁을 받을 가능성이 커 그가 병을 핑계로 일부러 회담을 연기시켰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옐친 대통령이 오는 25~26일 개최될 러시아.독일.프랑스의 3국 정상회담까지 취소한다면 그의 병세는 심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옐친은 다음달초 일본도 방문할 예정이다.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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