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있는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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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호 14면

"담배, 있는가"그러나 없었다. 경호원은 마지막 소원조차도 들어주지 못했다. 순간 머리 속으로 무슨 생각이 스쳤을까. 인생은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간다는 묵은 속담이었을까. 아니면 집을 나오기 전 컴퓨터에 남긴 유서 속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라는 글귀였을까. 세상에 나서 흔적을 남긴 기간이 62년 하고도 9개월. 돌이켜 보면 참으로 험한 길이었다. 박수 치는 사람들 만큼이나 적도 많았다. 잠시 눈을 감았을까. 봉화산 부엉이 바위를 훌쩍 떠난 육신은 귓전에 ‘휙’ 바람 소리를 남겼다. 노무현 드라마의 끝은 너무 잔인했고,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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