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중국 4자회담서 군사적 신뢰구축 우선논의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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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네바 4자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한국.미국.중국 등 3개국은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의 우선적 논의를 북한측에 제안했다.

16일 개막된 4자회담 제2차 본회담에서 3개국은 4자회담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서는 어려운 문제를 가급적 뒤로 미루고 쉽게 합의할 수 있는 문제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피력하면서 이같이 제의했다.

미측 수석대표인 스탠리 로스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기조발언에서 "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작더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관련한 손쉬운 조치부터 당장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고 밝혔다.

이번 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천젠 (陣健) 수석대표 (외교부 조리부장) 도 "이번부터는 실질문제에 대한 토의에 들어가야 한다" 면서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작은 문제부터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송영식 (宋永植)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상호비방 중지와 비무장지대내 군사훈련 및 병력이동의 사전통보 등과 같은 초보적 수준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에 대해 우선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계관 (金桂寬) 북한측 수석대표 (외교부 부부장) 는 기조발언에서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을 세부의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종래 입장을 되풀이하고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포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 국무부의 제임스 루빈 대변인은 16일 이번 회담에 대한 논평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며 북한이 요구하는 주한 미군의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제네바 =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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