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폐수 바다직송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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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해 대구지역 오.폐수를 2백여㎞에 달하는 대형 하수관을 통해 바다로 직송하는 방안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연말 이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에 의뢰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생태계 파괴와 엄청난 예산문제를 들어 크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대 고철환 (高哲煥.해양학과) 교수는 "폐수 바다 직송은 불완전한 처리를 전제로 한 것" 이라며 "그러잖아도 적조 등 해양오염이 심각한데 바다라고 해서 폐수를 그냥 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 고 반대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이성근 (李成根) 자연생태부장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데다 갈수기엔 물이 더욱 줄어 낙동강의 생태계 파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 고 말했다.

반면 부산수산대 박청길 (朴淸吉) 교수는 "상류 도시지역의 하수도 정비가 전제돼야 하지만 오.폐수를 바다로 빼내는 것이 낙동강을 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 이라고 찬성했다.

환경부 정국현 (鄭國鉉) 상하수도국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요청이 있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며 "조사결과가 나온 후 시행여부를 결정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94년에도 환경부가 폐수 바다직송 방안을 제기한 바 있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철회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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