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빨라진 김우중 차기 전경련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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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내정된 김우중 (金宇中) 대우그룹회장의 행보가 빨라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金회장은 차기회장으로 공식 결정된 지 이틀만인 14일 갑자기 정부 과천청사를 방문해 경제장관들을 잇따라 만났다.

가장 먼저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을 방문한데 이어 박태영 (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이정무 (李廷武) 건설교통부장관을 차례로 만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갔지만 전윤철 (田允喆) 위원장이 없어서 이강우 (李康雨) 부위원장만 만났다.

대우측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회장으로 내정된데 따른 신임인사" 라고 설명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金회장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재계 노력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면서 정부도 재벌개혁 일정이 기업활동과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배려해줄 것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 고 전했다.

그러나 金회장의 과천행은 일부 장관과는 사전 약속도 없었고, 때문에 장관을 면담하기 위해 金회장이 20분 가량 기다리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특히 李재경부장관과의 면담에는 한시간 가까이 걸렸으며 장병주 (張炳珠) ㈜대우 무역부문 사장 외에는 아무도 배석하지 않아 대담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경부 방문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金회장은 "면담내용은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 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金회장은 출발 전에 외국인 투자계획 등 그룹의 구조조정방안에 관련된 자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15일 방한, 대우에 최소한 1억달러 이상 투자하는 방안을 金회장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투자약정서 체결가능성도 크다는 것.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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