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덕진구 주민들, 향토사단 사격장 총소리에 불안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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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사격장에서 느닷없이 들려오는 총소리 때문에 늘 가슴이 두근두근 해요. 특히 야간 사격훈련 때는 콩 볶듯 하는 총소리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깜짝깜짝 놀라면서 경기까지 일으키곤 합니다."

전주시덕진구 송천동.호성동 일대 주민들이 인근 향토사단 사격장에서 들려오는 총소리 때문에 불안해 못살겠다며 사격장 이전을 호소하고 나섰다.

또 덕진동 동물원측도 사슴.노루 등 동물들이 최근 수년간 뚜렷한 이유없이 죽었다며 그 원인을 소음 탓으로 돌리며 이전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주민 6천여 세대가 입주해 있는 호성동 주공.동아아파트 등은 사격장에서 5백~7백여m 밖에 떨어져 있지만 방음시설이 없어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사격훈련이 있는 날이면 총소리에 놀라 동사무소.파출소 등에 호소하고 있지만 아무 소용없다" 며 "소음 때문에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전주시가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사격 중 소음을 측정한 결과 덕진공원 매점 앞이 65㏈, 동물원 기린사육장 옆이 67㏈로 나타났다.

공장이나 일반 사업장의 규제 기준치인 5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사격장이 도심에 위치, 시민은 물론 동물들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게 사실" 이라며 "군부대에 사격장을 시 외곽으로 이전해 줄 것을 건의하겠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향토사단 관계자는 "이 지역에 아파트건축 신청을 할 때 당초 방음시설을 한다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며 "30여 년 전부터 있어온 사격장을 막무가내로 옮기라는 것은 적반하장" 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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