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배 중고축구]김종부-박경훈 지도자 맞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KBS배 중.고축구 "그동안 얼굴도 못보고…. 경기 잘해라. " "고마워요. 선배님도 잘하세요. " 짧은 대화였지만 두사람은 깊고 깊은 감회에 젖었다.

지난 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박경훈 (37).김종부 (33) . 국가대표 선수로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어엿한 지도자로서 만나 서로 손을 꼭 잡았다.

12일 오후 건국대구장에서 벌어진 제17회 KBS배 전국중.고축구대회. 박경훈 감독의 청구고와 김종부 감독의 거제고가 2회전에서 맞붙었다.

86월드컵때 박감독은 오른쪽 수비를, 김감독은 중앙 포워드를 맡아 포지션은 다르지만 서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두감독의 다른 스타일 때문인지 거제고는 이날 거친 파도와 같은 공격형 축구를, 청구고는 수비에 비중을 둔 기술축구를 구사해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1월 거제고 사령탑에 오른 김감독은 축구협회장배 부산대회에서 4강에 올라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감독은 고려대 졸업때 프로 스카우트 파동에 휘말려 2년여 그라운드를 떠나는 등 '불운의 스타' 로 각인돼 있다.

86년, 90년 두차례 월드컵에 출전했던 박경훈 감독은 96년 모교인 청구고 감독을 맡아 지도자 길에 들어섰다.

박감독은 고교시절 청구고 전성시대를 열었고, 83년 세계청소년대회 (멕시코)에서 김판근.신연호 등과 '4강 신화' 를 이룩한 바 있다.

거제고가 3 - 0으로 승리하자 김감독이 청구고 벤치를 찾아갔다.

"한수 잘 배웠다" 는 박감독에게 김감독은 "아직 미숙하다" 며 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였다.

김상국 기자

◇ 12일 전적

▶남고부 2회전

거제고 3 - 0 청구고

▶동 3회전

포철공고 2 - 2 문일고 (승부차기 5 - 4)

ADVERTISEMENT
ADVERTISEMENT